가수 임영웅의 ‘2024 IM HERO’ 콘서트 티켓이 전석 매진되며, 지난 4월 10일 오픈 1분 만에 약 960만명의 피크 트래픽을 기록했다.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는 총 9만 석 규모지만 좌석이 없어 매진이 불가능하다. 1장당 수백만원 상당의 티켓이 암시장에 등장했다. 임영웅의 파워는 가요계를 넘어 업계를 석권한다. 2020년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는 임영웅을 모델로 한 자동차 판매가 53% 증가한 것으로 유명하다. 팬이 소비의 축이 된 지 오래다. 이 사람들은 일반 소비자와 다릅니다. 팬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일에도 참여한다. 아티스트, 배우, 스포츠 선수, 캐릭터 등 어떤 사물을 좋아하는 팬의 집단을 ‘팬덤’이라고 부르는데, 팬덤(fanatic)과 국가를 뜻하는 접미사 ‘-dom’을 합친 말이다. 방탄소년단을 키운 사람들의 80%는 ‘ARMY’ 팬덤이 문화적 영향력을 넘어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를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을 ‘팬덤경제’, ‘팬덤경영’이라 한다. 1970년대와 1990년대에는 팬들의 소비가 앨범, 콘서트, 신문, 잡지 등 아티스트의 독창적인 IP(지식재산권)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팬덤의 규모가 초국가적인 한류 팬덤과 만나면서 팬덤 경제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적극적인 참여자의 위상을 얻게 됐다. 이것이 팬덤 경제의 본질이다.
주: 최근 2년간 유료 팬덤 활동 경험이 있는 만 14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출처: 한국소비자원, ‘팬덤마케팅 소비자이슈실태조사’, 2022년 12월.
2020년 9월 1일은 팬덤의 기존 방정식이 바뀌는 날이었습니다. 한국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을 때,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팬덤인 아미(ARMY)였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방탄소년단을 키운 사람의 80%가 아미(ARMY)”라는 평가도 나왔다. 방탄소년단의 프로듀서이자 하이브 이사회 의장인 방시혁은 2019년 10월 10일 미국 시사 매거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이 팬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쌓아온 충성심은 미국에서 성공할 것” 그는 또 “전략을 발전시킨 디즈니와 애플을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가요계의 앨범 판매 부진 문제를 해법으로 (팬들의) 충성심을 바탕으로 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팬덤은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을 넘어 관광, 음식,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에 경제적 부가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팬덤의 소프트파워는 국제관계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현대언어학회가 발표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대학의 영어 외 언어 수업 수강 현황 통계에 따르면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가 크게 줄었지만 한국어 수업만 25.4%나 급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K팝에 대한 관심이 한국까지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 국제 외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불경기에 고객은 떠나도 팬들은 떠나지 않는다. 대신증권 이지은 애널리스트는 “팬덤 소비는 전통경제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현상이다. 소비에 가깝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나 물가상승률로 인해 팬덤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에 기업과 경제주체들도 충성도와 소비력을 바탕으로 팬덤을 구축하고 혁신과 브랜드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애플바’와 ‘삼성바’가 있고, 올해 초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스탠리 텀블러, 미국 잡화점 트레이더조의 쇼핑백도 브랜드가 스타가 된 사례다. 많은 기업과 경제 주체가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팬덤 주체와의 협력을 통해 팬덤을 성장시키고 그 팬덤을 새로운 소비자 집단으로 이끌 수 있다. 불황 극복에는 충성스러운 팬덤만이 성공의 열쇠가 되었기 때문이다. ‘팬덤 경제학’을 쓴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은 “불경기에 고객이 떠나도 팬들은 떠나지 않는다.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 아닌,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팬이 필요합니다.” . 치솟는 물가와 고금리에 대한 우려 속에 지갑을 닫고 있는 요즘, 우리는 ‘팬덤 경제학’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주: 주요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및 향후 3년 내 한국 방문 예정인 외국인 18,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2023년 한국 방문 잠재고객 조사」, 2024년 2월.
주1) 코어 팬덤이란 일반 소비자나 라이트 팬덤보다 훨씬 더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2차 콘텐츠를 직접 제작, 제작하는 팬을 의미한다. 주2) 4개 엔터테인먼트사, 2022년 SM, YG 별도 연간 매출(시장 컨센서스 기준) 활용. 자료: IBK투자증권 자료: KRX (2024년 4월 22일 종가 기준) 글 정채희 한경비즈니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