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협착증 / 서울삼성병원 방문기

올해 여든 두살이신 시아버님은 척추협착증이 있으시다.

10여년전 겨울 빙판에 넘어지셨었는데식구들 걱정할까봐 내색을 안하셨더랬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자꾸 휘청거리시고평지에서도 한쪽으로 넘어지시더니어느날엔가는 퇴근하시면서 바지에 일을 보시고도 전혀 느끼지 못하셔서 집에 와서 어머님이 발견하셨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는 놀라서 지역에서 제일 큰 병원에 급하게 수속을 밟아 진료를 받았는데 [뇌지주막하 출혈]이라는 진단을 받으셨더랬다.

시간이 지체되면 안된다고 빠르게  수술날짜가 잡혔고머리뼈 일부분을 조금만 절게하여 고인 피를 빼내는 수술을  받으셨다.

충격으로 인해 고인 피가 뇌를 누르게 되어그 눌린 부분에 해당하는 뇌의 기능이 안되어지다보니그간의 현상들이 있었던 거였다.

보통은 자연스럽게 뇌의 눌린부분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데간혹 그 자리에 다시 피가 고여서 여러번 수술이 필요하거나제자리를 찾지 못해서 일상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집도의의 설명을 듣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치료과정 중에 섬망현상이 와서 주위사람을 조금 힘들게 하시긴 하셨으나그후 잘 치료가 되어서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잘 지나시고6개월 후, 1년 후, 3년 후 추적관찰을 통해 완전히 치유된 것이 확인되었지만수술 이후로는 몸에 조그만 이상이 생겨도 뇌지주막하 수술때의 염려가 살아나시는지신체변화에 무척 민감해지셨었다.

그러한 이유로 집에서도 잠깐을 앉아 있지 않으시고 움직이시고내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조금이라도 몸에 불편함이 있으시면 병원도 열심히 다니시는지라오히려 무조건 참고 병을 키우시는 편이 아닌것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한 해 전부터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면서 지역의 여러 병원을 다니시는데 별 차도가 없으셨다.

약도 처방받아 드시고주사도 맞으시고물리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으시다며최근 3차진료병원에 가셨었는데연세가 있으셔서 수술은 불가하고 약물과 주사로 치료하자고 하셨다고 하신다.

당신 본인도 수술을 원하는 것은 아니나몸이 계속 불편하시니 아무래도 동네 3차 병원보다는 서울의 큰병원에 가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셨나보다.

  요즘 방송을 통해”내고향닥터”라는 프로그램에서 전문의들이 시골에 사시는 어른들을 방문하여농삿일도 돕고 척추전문병원에 모셔가서 치료해주는 것을 보시고는’나도 저기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는시어머님의 걱정스런 마음을 전해듣고병원정보를 알아보기로 했다.

지인들을 통해 알아보니 연세가 80이 넘으셔서 척추전문병원보다는혹시라도 수술이 가능할 경우를 대비해’아예 큰 대학병원으로 가는데 낫지 않겠나’로 의견이 모아졌고서울삼성병원 척추센터의 이선호 선생님에게 예약을 하게 되었다.

마침이번주 겨울 방학 기간중인 수요일에 예약이 잡혔고오늘 아침 일찍 어른들을 모시고 서울로 출발했다.

다른 볼일로 여러번 서울을 가긴 하지만고속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서 볼일만 보고 휙 내려오는 것만 했었지어른들을 모시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 내가 다 긴장이 되었다.

아침 7시시댁에 도착하니어머님은 우리가 출출할까봐 계란을 삶아 물과 함께 가방을 싸놓으셨다.

ㅎㅎㅎ 마치 소풍을 가는 것처럼…’남편은 뭘 그런걸 싸놓았느냐’고 어머님을 타박했지만 자식 속을 생각하는 어머님의 마음을 왜 모르랴..

삼성서울병원서울특별시 강남구 일원로 81 삼성의료원 드디어 도착!
지하 3층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본관 1층으로 올라가니입구에서 큐알코드로 출입증을 받으라고 한다.

큐알코드 기계에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면 1회용 큐알코드 용지가 출력되고이 용지는 출입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하고당일 하루만 사용가능하다고 한다.

척추센타를 찾아지역병원에서 가져온 진료의뢰서(소견서)를 제출했고 의료기록지(CD)를 등록하라고 했는데 기록용 기계가 따로 있었다.

안내에 따라 어렵지 않다.

서둘러 왔나보다.

병원 지하에 식당가가 있다고 해서 아침식사를 할 겸 일찍 출발한 거였는데10시 10분 진료까지 시간이 남았는데이미 아침식사를 하신 후여서 아침을 안먹는 우리부부는 패쓰.. Previous imageNext image 삼성서울병원은 진료비결제를 위한 오픈카드 등록제도가 있다.

결제할 카드를 미리 등록해 놓으면 그날 오후에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고 하는데환자 본인의 카드를 등록할 때는 온라인, 모바일로 가능하지만환자와 카드소유자의 명의가 다를때는첫 방문시 현장에서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어른들 모시고 오래 기다리는게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아창구에 가서 카드를 등록했다.

진료의뢰서 원본을 내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Previous imageNext image 예약한 시간이 약간 지나서 우리의 차례가 되었다.

많이 편찮으신 아버님과 많이 불편하신 어머님도 같이 진료를 받았다.

예상했던대로아버님은 연세가 있으셔서 수술은 권하지 못하신다 하시고대신 약으로 치료하다가 적당한 시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척추전문의를 소개해주셨고어머님은 삼성병원에서 MRI를 찍으려면 4개월의 대기시간이 필요하시기 때문에지역의 병원에서 찍은 후 재 방문하는 것을 권해주셨다.

두 분 모두 3개월의 처방을 내주셨고원무과에서 결제(오픈카드 등록을 해놓았으나 영수증을 받으려면 지금해야 한다고 하셔서)를 하고처방전을 받았다.

처방전을 외부 약국으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있기는 했는데전송을 눌러보니 10개 이상의 약국이 명단에 올려있었으나처음이라 어느약국으로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일단 직접 가보기로 했다.

어른들은 병원 진료받은 곳에 잠깐 앉아 계시게 하고 남편과 움직였는데이 남자는 무조건 아무곳이나 가보자고 한다.

무조건 용감 ㅠㅠ안내해주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정문쪽으로 나가 왼쪽으로 가면 약국이 여러곳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든지정문 앞에 바로 있는 셔틀버스를 타면 일원역까지 갈 수 있고 그곳의 약국을 이용해도 된다고 차근차근 잘 안내해주신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예정이면 셔틀버스로 일원역까지 가는 게 낫고자차를 이용할 때는 멀리가는 것보다는 병원 정문쪽이 낫다고 하신다.

역시 모를때는 물어봐야 한다!
  오래전 남편도 척추협착증이 심하게 왔던 적이 있었다.

이런저런 치료에 차도가 없어 고생이 많았다.

서 너 걸을 걷지 못하고 주저앉았었으니..나중에는 마취통증과에서 통증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주사를 맞곤 했다.

누군가가 걷는 것이 좋다고 해서매일 저녁 퇴근 후1시간씩 동네를 걸었었다.

거의 매일 1시간씩 1년여를 걷다보니서너발자국만에 주저앉던 사람이 조금조금 나아지더니1년이 되어갈 즈음에는 정말 완전하게 치유가 되었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 아버님도 코로나로 집밖에 잘 나가시지 않으니집안에서는 많이 움직인다고 해도 효과가 없었나보았다.

  약도 타고올라간 길을 되짚어 잘 내려왔다.

다행히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셨고지역의 3차병원 의사선생님과 동일한 진단이었으나;;;;일단 서울의 큰병원에 다녀오신 것으로 크나큰 위로가 되셨으니그것이면 충분한 하루였다.

관심위로격려응원사랑이런게 필요하셨던 게 아닐까…싶다.

#삼성서울병원#척추센터#이선호선생님#척추협착증#고단허다